Saturday, October 3, 2015

행렬 교육(My first experience with matrix)


내가 행렬(matrix)을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그러니까 79년으로 기억된다. 행렬은 수학에서 1차 연립방정식을 효과적으로 풀기 위해 배우는 것인데 그때는 컴퓨터가 없어 아무도 이것을 왜 배우는지 몰랐다.

x, y, z 3개의 미지수가 있다면 그냥 손으로 풀면 되지 왜 굳이 이렇게 꼬아서 생각하는지 궁금했고 누구에게 물어봐도 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혼자 속으로 예비고사에 수학 만점자들이 너무 많이 나오니까 일부러 퀴즈 같은 것을  만들어 만점자를 줄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 당시는 계산과학은 커녕 컴퓨터도 보급이 안 된 시절이라 몇몇 수학과 교수님들 아니고는 행렬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행렬은 대학교에 들어와서 선형대수(linear algebra)라는 과목으로 다시 배웠는데 그 과목을 가르치던 강사도 잘 몰랐던 것 같다. 정말 왜 이렇게 쓸데없는 어린아이 장난같은 과목을 일부러 어렵게 만들어 가르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행렬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은 대학원에 들어가서 그것도 미국 대학원에 가서 소위 연구라는 것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과학은 관측과 실험이다. 우리는 새로운 관측을 늘 하는데 그것은 결국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고 주로 컴퓨터 상에서 행렬을 계산하는 것으로 종결된다. 그러니까 행렬은 어쩌면 내가 알아야 할 과목들 가운데 가장 연구와 밀접했던 과목이었던 것이었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를 5-6년뒤에야 그것도 외국에 가서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왜 선형대수를 배우는가 할 것이다. 맞다. 선형대수는 연구가 본격화되는 대학원에 가서야 사용하게 된다. 만약 계산과학 연합전공을 들어온다면 좀 일찍 사용하게 되겠지만. 대학교육은 그래서 calculus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것은 선형대수를 배우기 전에 알아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요즘 학생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쪽만 하려고 한다.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택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인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50대에 이른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때로는 어두운 터널을 숨을 참고 끝에 작은 불빛만 보고 달려 가듯이 다소 무모해보이지만 이해 안가고 힘든 것도 견디는 참을성이 필요하다. 스티브 잡스도 나와 같은 말을 했다. 할 때는 왜 하는지 모르지만 지나고 나면 모든 점들이 연결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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